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 대 FTC

지난달 15일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위원장이 리나 칸으로 임명된 후 첫 회의를 진행하였다. 지난 1일에 있었던 회의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인 미팅이었으며 칸 위원장은 FTC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 투표를 통하여 반독점 시행을 제한했던 2015년 오바마 시대의 정책 성명을 철회하였다.

독점을 규제하고 공정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설치된 미 대통령 직속의 독립 행정 기관인 FTC의 역사상 32세로 최연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리나 칸 위원장은 예일대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2017년에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반독점 분야에서 유명해졌다. 논문에서 칸은 “가격이 낮을 수록 이익을 본다는 일반적 사고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결국 작은 기업이 먹히고 시장이 왜곡돼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라고 주장했다. 최근의 IT 기업 독점은 가격 외에도 개인정보 등 다양한 잠재적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포괄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칸 위원장은 워싱턴에서 16개월간 미 하원 독점금지위원회 고문으로 일하면서 실리콘 밸리 테크기업들의 독점 여력에 대해 조사한 후 테크 기업들의 스타트업 인수를 규제해야 한다는 449장의 보고서를 작성한 경력이 있다.

미국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 관련해서는 법무부(DOJ) 와 FTC의 심사를 거치게 되는데 법무부는 주로 경쟁 훼손 여부에 초점을 맞춰서 조사하며, FTC는 소비자 이익 침해 여부를 중점으로 검토한다. 합병을 막기 위해서 법무부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뒤 승소해야만 하지만 FTC는 연방법원에 소송에 제기하면서 동시에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법무부보다는 FTC 승인을 받는 것이 더 까다로울 수 있다.

리나 칸은 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첫 합병 심사로 아마존의 MGM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인수 건을 검토하게 됐다. 아마존에게 칸 위원장은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FTC 위원들 중 칸 위원장을 인수 검토에서 제외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면 지난 28일 연방법원은 FTC와 46개 주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에 대해 반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제기했던 2건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유는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주장의 증거 불충분과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2012년)과 왓츠앱(2014년) 인수 무효를 너무 늦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편 연방법원은 FTC에게 한 달 내에 증거를 보충한 소송을 다시 제기할수 있도록 허가 했다. 이에 있어 FTC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재 제기하거나 FTC의 행정법 판사에게 제기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연방법원판사의 소송 기각 판명에 이어 28일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4.2% 오른 355.6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 시총 1조 달러(약 1131조원)를 돌파했다.